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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byterian News Service

9/11을 기억하며

잃어버린 것을 애도하며, 아직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을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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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Memorial in New York City
이번 금요일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사건 발생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사진 속은 뉴욕에 있는 9·11 추모관이다. (사진: 리치 코플리)

September 11, 2026

오지현 목사와 공공 정책 선교 사무처

Presbyterian News Service

9월 11일, 우리는 그날을 기억합니다.

삶이 영원히 달라진 유가족들을 기억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으로 달려간 이들을 기억하고, 그 후 며칠과 몇 주가 지나서도 오랫동안 슬픔을 짊어져야 했던 지역사회를 기억합니다. 우리는 그날 아침의 두려움과 혼란을 기억합니다.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던 이웃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세상이 우리 발밑에서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것을 깊이 느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애도합니다.

애도는 단순한 슬픔이 아닙니다. 우리 신앙의 언어에서 애도는 우리의 슬픔과 분노, 혼란과 풀리지 않는 질문을 하나님 앞에 용기 있게 가져가는 것입니다. 시편은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의 고통을 숨길 필요도, 깨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며 체념할 필요도 없다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부르짖습니다. 상처 입은 이들의 부르짖음을 하나님께서 들으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2001년 9월 11일 목숨을 잃은 3,000여명을 애도합니다. 평범한 아침을 시작했다가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직장인들을 애도합니다. 네 대의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과 승무원들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위험에서 달아날 때 오히려 위험을 향해 달려갔던 소방관, 경찰관, 응급의료 요원과 최초 대응자들을 애도합니다. 도움을 주고, 생존자를 찾고, 두려움에 떨던 이들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을 옮기기 위해 달려온 주변의 시민들, 건설 노동자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이름 모를 이웃들을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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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lack-and-white view of the 9/11 Memorial, showing engraved names on reflective pools surrounding a central void.
사진 설명: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름이 뉴욕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서 있던 자리를 표시하는 두 개의 추모 연못 주변에 새겨져 있다.

우리는 아무 소식도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렸던 가족들을 애도합니다. 부모를 잃은 채 성장해야 했던 아이들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도 슬픔을 이어가고 있는 공동체들을 애도합니다. 그라운드 제로와 그 밖의 현장에서 잔해와 유독성 먼지 속에서 며칠, 몇 주, 몇 달을 보냈던 사람들을 애도합니다. 또한 유독성 물질에 노출된 결과 그 후 암과 호흡기 질환, 그 밖의 지속적인 질병으로 고통받아 온 이들을 애도합니다. 

우리는 그 이후 이어진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애도합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목숨을 잃고, 부상을 입고, 삶의 터전을 잃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고 슬퍼해야 했던 수많은 민간인들을 애도합니다. 폭력과 전쟁 속에서 삶의 방향이 결정되어 버린 아이들을 애도합니다.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애도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육체적·심리적·도덕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애도합니다. 또한 언론인들과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9월 11일 이후 수년 동안 우리나라는 너무 자주 우리 자신의 안전과 두려움, 그리고 우리 자신의 이해관계를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보다 앞세우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중심에 놓았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자주 사람의 생명이  우리 편에 속한 것으로 여겨지는지 , 아니면  그들의 편에 속한 것으로 여겨지는지에 따라 그 생명의 가치를 판단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두려움이 우리의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바라보는 시야를 좁혀 왔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가 국경을 훨씬 넘어선 곳까지 고통을 초래하는 정책과 관행을 받아들였음을 고백합니다. 두려움과 의심이 우리 가운데 뿌리내리면서 무슬림, 시크교도, 아랍계 및 남아시아계 이웃들을 향한 혐오가 생겨났음을 고백합니다. 또한 폭력과 슬픔이 우리의 마음을 굳게 만들고, 우리가 공유하는 인류애를 갈라놓았던 방식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침묵하거나 묵인하거나 충분히 저항하지 않음으로써,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의심을 지혜로 여기며 불안과 두려움에 대응하는 주된 방법으로 군사력에 의존해 온 사회의 문화에 동참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고백을 하는 것은 9월 11일의 참혹함을 축소하거나 테러를 저지른 사람들을 용서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른 이의 잘못된 행위가 이미 벌어진 악을 덜 악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고백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이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도록 부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빼내라고 가르치십니다. 예언자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의 힘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정의와 자비를 원하신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다시 변했습니다.

9월 11일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빚어냈던 전제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새로운 분쟁이 생겨났고, 오래된 분쟁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권위주의와 민족주의가 힘을 얻었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어쩔 수 없이 떠도는 이들과 이주하는 이들이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에 이르렀습니다. 폭력은 국경을 넘어선 곳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도 점점 더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삶의 조건 자체를 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기술과 경제와 전쟁의 양상은 2001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달라졌습니다.

이처럼 변화하는 세상에 다시 한번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중심에 놓으려는 유혹을 받습니다. 우리의 것을 지키고,  ‘우리’ 와  ‘그들’ 사이에 점점 더 견고한 경계를 세우며, 힘만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사람으로서 우리는 다른 길로 부름받았습니다.

우리가 9월 11일을 기억하는 것은 두려움이 마지막 말을 하도록 내버려 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이 지혜가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애통해하는 것은 희망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의 고통을 마음에 두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정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정의와 자비와 화해를 향해 거듭해서 돌아서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인정하는 공적 증언에 다시 헌신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안보를 단지 군사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간이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에 뿌리를 둔 것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평화, 외교, 경제적 정의, 창조세계에 대한 돌봄,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환대하는 일,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우리의 9월 11일에 대한 기억이 단순한 기억에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기억이 회개가 되기를 바랍니다.

회개가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여전히 평화를 갈망하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증언하는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알아보기:

오지현 목사, 미국장로교 총회 정서기 겸 신앙사역국 상임 대표 미국장로교 공공정책 선교 사무처는 미국장로교 총회의 공공 정책 정보 및 옹호 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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